[알쏭語 달쏭思] 대상, 금상, 최우수상

입력 2018-03-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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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첫 달이 지나고 곧 4월을 맞는다. 꽃피는 4월이면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도 각종 축제와 함께 문예경연대회도 하고 스포츠 경기도 한다.

공신력이 의심되는 단체일수록 거창한 이름의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피아노 콩쿠르, 미술 경연대회, 웅변 대회, 태권도 대회 등 경연과 대회가 참 많기도 하다.

상의 이름도 요란하다. 대상, 금상, 최우수상… 권위가 없는 단체가 주최하는 경연일수록 상금이나 상품은 없이 상장과 트로피만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참가비는 만만치 않다. 참가비로 영업수익을 챙긴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상의 내용을 보면 최우수상이 있는가 하면 금상이 있고 또 그 위에 대상이 있다. 그러다보니 최우수상이 더 좋은 상인지 금상이 더 좋은 상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는다.

상은 정확하고 공정한 기준으로 실력자를 선발하여 ‘꼭 받아야 할 사람’에게 주어야 할 텐데 대상, 금상, 최우수상 등이 혼재하다 보니 상이 상답게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특선장이나 입선장은 아예 받아 가지도 않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상은 갈래가 분명해야 한다. A부문에서 최우수-우수-장려 순으로 상을 설정했다면 그 순서를 지켜서 가장 우수한 작품이나 사람에 대해 최우수상을 줘야 하고, 금상-은상-동상으로 순서를 설정했다면 당연히 금상이 가장 우위의 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은 각 부문을 통틀어 가장 우수한 한 작품이나 한 사람을 선정하여 시상해야 한다.

명실(名實)이 상부(相符)하지 않는 상은 못 받은 사람에게는 분개와 좌절을 안겨주고,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오만과 허세를 부추기는 작용을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분개와 좌절을 안겨주거나 오만과 허세를 부리게 하는 상은 이미 상이 아니라 독이다.

상의 남발은 세상을 부화(浮華)함과 허세에 물들게 한다. 금상, 최우수상, 대상 등이 혼재하는 경연대회는 본의든 아니든 어느 정도 속임수가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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