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외환시장 개입내역 등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누명을 벗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렇잖아도 미국은 철강 등 관세조치를 통해 통상압박을 가해오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19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권고를 감안해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등을 포함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와 관련해 IMF와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며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962년 외환시장 개설 이래 개입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다. 다만 IMF에 2005년 1월분부터 매월 외환(FX) 선물환 포지션을 공개하고 있는 중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을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이다. 다만 쏠림이 있을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미세조정)에 나서고 있다.
다만 IMF와 미국은 한국이 자국 수출에 유리하도록 환율을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해왔다. 실제 IMF는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환율정책 투명성을 강조해왔다.
미국 역시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3개 중 하나인 일방향 시장 개입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가 그 기준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나머지 두 가지 요건은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 초과, GDP대비 경상흑자 비율 3% 초과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여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가 있을 때도 언급됐었다. 이를 공개할 경우 그 이익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며 “다른 투명성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나라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MF와 환율문제 투명성에 대해 협의해왔다. 실무책임자가 빠른 시일 내에 IMF와 협의할 계획”이라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