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살리려면 출자전환 3조, 현금 1조 필요”

입력 2018-03-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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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정상화를 위해서는 생산설비 축소와 원가율 조정, 연 9000억 원에 달하는 고정비용 감축, 본사의 출자전환 이외에 1조 원 규모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5일 ‘한국지엠의 정상화 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줄여 전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원가율을 조정해야 한다”며 “연간 9000억 원에 달하는 고정 비용 감축과 1조 원 규모의 금융조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한국지엠은 미국 GM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GM의 글로벌 전략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2014년 이후 GM의 글로벌 전략 변화에 한국지엠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한국지엠의 매출액이 2013년 15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10조7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전체 매출의 약 70%가 계열사를 통한 수출이었는데 GM이 유럽 철수를 결정하면서 한국지엠의 수출분이 사라졌다. 결국 2014∼2017년 누적 손실액이 3조 원에 육박하며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과잉 생산능력 먼저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새로운 생산물량을 확보해 나머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지엠이 한해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는 총 91만대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생산량은 52만대에 불과했고 2020년 이후로는 추가로 17만대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 규모는 GM 본사가 한해 10만 대 이상 팔릴 수 있는 신차를 배정해도 적정 가동 규모를 넘어서는 구조다. 한국지엠이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해 60만 대 이하로 설비를 줄여야 한다.

연구소측은 이에 따라 인건비 총액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지엠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였다. 이를 2010∼2013년 수준(평균 8.1%)으로 돌리려면 인건비 총액을 6000억 원 이상 줄여야 한다.

또 본사가 차입금을 전액 출자전환해 연간 이자비용(1300억 원)을 줄이고, 업무지원비(750억 원 내외)나 연구개발비(6000억 원)도 줄이면 연 8000억∼9000억 원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

차입금 출자전환과 1조 원 이상의 신규 투자도 절실하다.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지엠은 GM이 3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면 자본 확충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1조 원 가량의 현금은 추가 지원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서 GM이 철수했던 다른 해외 사업장과 달리 한국지엠은 자체 신차개발 능력을 포함해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어 완전 철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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