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서 국가주석 임기 제한 폐지 등 개헌안 통과…중국, 부채 문제 해결 등 개혁 시급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11일(현지시간) 국가주석의 2연임 제한 폐지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명기 등이 포함된 헌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시 주석은 오는 2023년 이후에도 계속 주석에 머물면서 중국을 통치하는 장기집권의 길을 닦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처럼 종신 집권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독재로 향하는 것은 정치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각종 리스크를 안는 것이지만 그 미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미국 CNN머니가 소개했다.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소수 인물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시진핑의 정책이 경제를 망치더라도 고위 인사들이 시진핑의 권위에 도전하는 대신 뒤로 물러나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계획이 좋다 하더라도 정책 결정의 질이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는 급증하는 부채와 부동산 버블 불안 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규모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의 총부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 2011년의 약 180%에서 지난해 중반 256%까지 높아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부채 증가를 이유로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톈안먼 사태가 일어났던 1989년 이후 처음이었다.
홍콩 소재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츠의 알렉스 울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인구 고령화와 그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축소 등으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시진핑이 중국 경제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 1기 집권시기 중국은 혁신을 증진하거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는 여전히 잘못된 곳으로 투자를 유도하고 자유시장을 포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의 미래는 한 사람의 어깨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많은 의문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현재 직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정책의 지속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액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에이던 야오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이 정권 운용에 더 많은 시간을 갖는 것이 개혁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롭 캐널 ING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의 권력 장악은 중국이 과제를 달성하게 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과제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외환 거래 규제를 완화하며 경제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진핑과 달리 느슨한 연립정부에 의존하는 유럽 정부는 힘든 개혁을 추진하는 데 난관을 겪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중국의 독재화를 한탄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분명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 뇌관에 불을 붙이는 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가운데 시진핑의 지위가 확고해지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