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주택업계 현안사항'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분양제의 역효과에 대해서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후분양제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부실시공 등 하자 문제와 분양권 투기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등은 공정률 80% 수준에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심광일 회장은 “후분양제 의무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하자 방지를 이야기하지만 통상 후분양의 기준인 공정률 80% 단계에서는 일반인들이 하자를 발견하기 사실상 힘들다”면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기도 힘들어 결국 지금처럼 견본주택을 지어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률 80% 수준은 내부에 도배지 정도가 시공된 수준으로 세부적인 문이나 전기장치, 가구 등의 배치가 되지 않아 주택의 하자 여부를 가늠할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선분양일 때는 시세 상승의 이익을 입주자가 누리게 되지만 후분양이 의무화 될 경우 건설기간 동안 지가, 인건비,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10% 이상 높은 분양가를 지불해야 해 입주자에게도 불리하다”면서 “다 지어진 후에 살 경우 금융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소비자에 전가되는 만큼 계속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법률적으로 선분양과 후분양제를 의무화 하지 않고 있다.
심 회장은 정책 효과가 불분명한 후분양제보다는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표준건축비다.
표준건축비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기준이 되는데 지난 2016년 6월에 7년 6개월만에 5% 인상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인상폭이 너무 낮아 주택업계가 임대주택의 분양전환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심 회장의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표준건축비는 6개월마다 고시되는 분양주택 건축비의 65.6% 수준으로 임대기간 동안 감가상각비 뺀 가격을 분양전환금액으로 하고 있어 손실이 커지고 있다.
심 회장은 “정부의 지난친 규제로 주택업계의 경착륙이 우려된다”며 “올해도 7000여 회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꾸준히 접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