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문재인 대통령과 23일 만찬…“북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앞두고 경고 의미”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한국에 대한 두 차례 공격을 주도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등을 포함한 북한 사절단을 철저히 무시한 지 수주 만에 다시 양측은 올림픽에서 만난다.
미국 정부는 펜스 부통령과 북한 측이 회담하기로 했으나 막판 북한의 변심으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 주 옥슨힐에서 열린 한 보수단체 행사 기조연설에서 “북한 독재자의 여동생(김여정)은 지구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런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이방카를 중심으로 한 사절단은 이번 주말 김영철의 존재를 놓고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방카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며 25일 폐막식에 참석한다.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방카는 이번 방한기간 북한의 누구와도 만나지 않으며 회동을 위해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지도 않는다. 이방카는 펜스 부통령과 달리 탈북자도 만나지 않는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추구라는 목표를 위해 김영철의 방남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영철을 보낸 것은 평창올림픽 이후 합동 군사훈련을 하려는 한미동맹에 경고하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한미 양국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이후로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으나 훈련은 평소와 같이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고명현 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용철을 남쪽으로 보냄으로써 한국군과 한미동맹에 도전하려 한다”며 “이방카와 사진을 찍기를 원했다면 다른 사람을 보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펜스 부통령이 탈북자들과 만났고 북한의 인권탄압을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이방카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고 미국 운동선수들을 겪려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젊은 나이와 트럼프의 장녀라는 배경으로 이방카는 펜스 부통령보다 한국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역임한 에반 메데이로스는 “펜스의 방한을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입장이 얼마나 힘들고 융통성이 없었는지를 재확인했다”며 “주먹에 벨벳 장갑을 끼웠으면(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방카의 방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방카가 한국 대중과 소통하면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