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협력업체·지역경제 후폭풍 어쩌나

입력 2018-02-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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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네럴모터스(GM) 전북 군산 공장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당분간 폐쇄키로 하면서 협력업체와 군산을 포함한 전북지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GM향 비중이 높은 부품사들은 현대·기아차 사드 역풍에 이어 또 다른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한국지엠 의존도가 높았던 3·4차 협력사는 1차 협력사보다 더 큰 경영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4일 “3·4차 협력사의 경우 한국지엠만 바라보며 납품을 하는 곳이 많다”며 “이런 곳들은 경쟁력을 잃어 도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차 협력사들도 비상이다. 한국지엠을 포함한 글로벌 GM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A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의 경우에는 해외 공장으로 이전해 생산해 걱정이 덜하지만, 군산공장 폐쇄는 고스란히 내수 물량에 피해가 전가돼 실제 피해액은 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M향 납품 비중이 높았던 부품사들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에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되려 GM발 역풍을 맞은 셈이다.

한국지엠의 납품비중이 높은 협력사들은 이를 대체할 고객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대·기아차도 작년 실적 부진에 따라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낮춘 데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마저 가동을 멈춰 납품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품사들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네럴모터스(GM) 전북 군산 공장 주변 음식점에 매매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북 군산 경제를 이끌던 양대 축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차례로 문을 닫으면서 지역 노동자들도 ‘패닉’ 상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서 비롯된 ‘쇼크’가 한국지엠 ‘쇼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한 바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1·2차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가시화하면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은 현대중공업 ‘쇼크’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한때 전북경제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한 바 있을 정도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역 각계에서도 공장 폐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군산상공회의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군산공장 폐쇄는 1만3000여 명의 종사자와 가족을 포함한 5만여 명의 생계가 걸려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공장폐쇄로 지역 실업률 증가와 지역상권 몰락, 부동산가격 하락, 인구유출 등의 문제가 생겨 전북·군산 경제가 붕괴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군산상공회의소는 정부에 군산공장 회생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군산이 지역구인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인해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했고 ,관계 근로자 5000여명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나앉았다”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대규모 실직이 자명한 만큼 선제적 특별 고용재난지역 선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주무부처인 기재부장관 주재로 범정부 대책팀을 꾸려 대응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양용비 기자 dragonfly@

이광호 기자 khlee@

안경무 기자 no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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