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재판 중에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 등을 수차례 언급한 것도 신뢰회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자신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다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도 했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용 사장이 삼성봉사단장에 임명된 후 "저희가 상당한 규모로 (사회공헌 예산을) 집행해 왔지만, 한국을 포함해서 글로벌 사회에서 '삼성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위한 추가 방안과 함께 최근 강조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한 주식 액면분할과 같은 초강수도 이어질 전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3월 22일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지 30년만에 이 부회장이 '제3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말 재판에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지성 전 그룹 미래전략실장도 이 부회장이 그룹 회장보다는 삼성전자의 회장을 하고 싶어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대내외적인 악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별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자율에 맡기고 '그룹 맏형' 삼성전자의 경영에 집중함으로써 '미래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