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부회장의 'PG사업 투자'...미래 먹거리 될까

입력 2018-02-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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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계열사 블루월넛에 130억원 투자..."지급결제시장 인프라 세팅에 주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사진> 현대카드 부회장이 전자결제지급대행(PG) 계열사인 블루월넛에 130억 원을 투자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투자라는 설명이지만, 일부 PG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결제사업에서 과연 정 부회장이 어떤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6일 계열사인 블루월넛에 대해 1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블루월넛은 현대카드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1월 전자결제지급대행(PG)업 등록 이후 5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결제대금예치업, 전자고지결제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관계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자산이 101억 원(지난해 9월 기준) 수준인 블루월넛은 이번 유상증자로 몸집을 두 배 이상 불리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블루월넛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다소 파격적인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본업을 강화하고 신규사업에 대한 시스템 투자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블루월넛은 지급결제시장에 대한 탐색, 학습 등을 위한 기본 인프라 세팅에 주력하고 있다” 며 “새로운 결제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을 통해 국내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구현, 다양한 디지털 사업 가능성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결제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자지급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액은 485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 금액은 일 평균 34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0.1%가량 늘어났다.

다만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3개 회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 단순히 전자지급결제대행 수수료를 통한 운영만으로는 PG사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카드업계 내에서도 PG사 운영에 대한 행보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2016년 PG 계열사 올앳을 정리했고, 신한카드는 올댓쇼핑에서만 P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PG업 등록을 마쳤다. 자체 계열사 형태로 PG업에 뛰어든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정태영 회장이 전자결제 시장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시장 구도가 지금과 다르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당장 블루월넛을 통한 수익은 나고 있지 않지만 현대카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디지털’과 더불어 ‘결제’ 부문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본업은 전자결제지급대행이지만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을 통해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플랫폼 중 하나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블루월넛에 대한 투자는 향후 커넥티드 카 커머스 시장과의 연계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업계는 현대카드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자동차 커머스 시장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시스템 개발 등이 관건인데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을 활용해 결제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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