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 규제의 시계태엽을 15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강남4구를 대상으로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조합원당 평균 4억4000만 원이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의 단기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국토부의 재건축 규제 행보가 15년 전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규제 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들 역시 참여정부시절 부동산 정책 수립에 참여했던 인물들이라는 점도 주목을 끈다.
참여정부는 2003년 출범 이후 재건축 규제를 강화했다. 당시 규제안을 보면 △주택재건축 연한 강화(2003년 3월) △후분양제 도입(2003년 5월) △안전진단 기준 강화(2003년 6월)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소형주택의무비율 확대(2003년 9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2006년 9월) 등이 있다.
올해 다시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향후 추진이 예상되는 안전진단기준 강화, 주택재건축 연한 연장도 이때 발표된 안이다. 현재 적용하는 재건축초과이익(조합원당 평균이익) 부과율(0~50%)도 15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쳇바퀴 돌 듯 재건축 규제가 15년 전으로 되돌아간 데는 정책 참여자들의 영향도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부처의 수장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무2비서관을 역임했다. 또한 김현미 장관의 비서실장인 김효정 실장은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부) 주거복지본부 주택정책팀 사무관으로 일했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도입 때 연구 자문을 맡기도 했다.
김효정 비서실장이 연구 자문을 맡았던 자료는 지난 2006년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과업지시서로 발간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시행방안’이다. 이외에도 현재 부동산 정책을 이끄는 김수현 사회수석은 참여정부 때 종합부동산세를 설계한 인물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정책에 참여한 인물이라면 현 정책을 과거와 비슷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 추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