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세무사법 개정 꼭 필요했나

입력 2017-12-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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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8일 세무사 자격취득자에서 변호사를 삭제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18년부터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세무사 자격을 가질 수 없게 됐다.

세무사 자격은 처음부터 변호사자격에 포함돼 있었다. 세무대리는 법률 사무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적었던 시절 법률 사무 중 기술적인 성격이 짙은 부분을 변리사, 세무사 등이 할 수 있도록 유사직역을 만들었다. 때문에 1961년 제정된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취득자에 변호사를 가장 먼저 규정했다.

세무사 측은 변호사뿐 아니라 회계사와 경력공무원의 세무사 자격취득에 관해 지속적으로 이견을 제기했다. 그 결과 1999년 세무경력공무원의 세무사 자격취득이 삭제됐고, 2012년 회계사도 삭제됐다. 2003년부터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취득도 삭제하려 시동을 걸었다. 오랜 투쟁 끝에 세무사법은 개정됐다.

세무사와 국회의원들은 세무사법이 개정돼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변호사는 법률 사무로서 여전히 세무 대리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무사 측은 왜 15년 이상 변호사를 배제하기 위한 개정 작업에 공들였을까. 개정법 시행 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자는 세무사 자격과 명칭을 표시할 수 없다. 종전 변호사들은 여전히 세무사 자격이 있지만, 점차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이 있다는 대중의 인식은 옅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세무사의 세무업무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세무를 맡기려면 세무사를 찾고, 소송 단계가 돼서야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고 또 한 번의 비용을 치르는 구조가 될 것이다.

법률 시장은 국민들이 부담 없이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수를 확대하고 장벽을 낮췄다. 그것이 시대적인 흐름이다. 이에 역행해 세무사법 개정은 세무사 자격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세무사 특혜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여론은 변호사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법 개정의 가장 큰 피해자가 국민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대목이다. 다만 변호사들의 이런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와 닿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기성 법조인들의 반성과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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