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진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이 나왔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6·19대책, 8·2대책, 10·24가계부채종합대책 등의 영향으로 내년은 수요시장 위축과 거래감소를 보일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는 DTI제도를 개선한 신DTI가 시행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4월 강화된다. 이로 인해 올해 단기간 급등했던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수요대비 신규아파트 공급이 많은 지역은 규제와 공급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가격 약세가 예상됐다.
전세시장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수요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인접한 수도권으로 수요분산과 몇 년간 이어온 전세입자의 매매전환 등을 고려하면 전세수요가 전체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안정적인 가격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이 4.05% 오른 가운데 지역별로는 세종시가 10.74%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8·2대책으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국회이전 등 행정수도 공약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수요가 많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둔촌주공, 잠실주공5단지 등 사업 진척이 빨라진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을 이끌면서 8.35% 상승했다. 경기는 서울과 인접한 하남, 과천, 구리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2.40% 올랐고, 부산과 인천은 각각 2.38%, 2.11% 상승했다.
반면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아파트 시장은 침체된 모습이다. 경상권과 충청권 아파트 시장은 2016년에 이어 하락장이 지속됐다. 경남은 조선 중공업 지역기반 산업 침체가 부동산 시장까지 미치면서 거제, 창원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며 1.71%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경북도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1.61% 하락했다. 충청도 분양 호황기 때 공급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해 매물이 쌓이며 매매가격이 하락해 충북이 1.15%, 충남이 0.79% 하락했다.
올해 전세시장은 전국이 1.47%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2~3년간 호황기 때 분양한 약 38만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2017년 입주를 시작해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많았던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도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88%로 전국에서 전셋값 상승폭이 가장 컸고, 이어 인천(2.23%), 강원(2.03%), 제주(1.80%)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반면 세종시(-9.45%)는 전셋값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매매시장과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주여건 개선으로 인구유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2017년에도 1만4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세입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44만여 가구로 부동산114가 2000년 이후 입주물량을 집계한 이래 최대 아파트 입주물량이다. 특히 세종은 재고 아파트 대비 무려 18%에 해당하는 1만4000여 가구, 충북은 재고아파트에 7.44% 물량인 2만248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어 경남 6.39%, 경기 6.22%. 강원 6.04%의 재고아파트 대비 신규 입주 아파트 비율을 보이고 있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2018년 아파트 시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내놓은 수요억제책들이 본격적인 시행의 영향으로 매매가격 하향조정과 매수자의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지방광역시는 규제대책에 대한 파급효과와 더불어 공급과잉이 맞물리며 가혹한 2018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