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달러도 가능” vs. “인류 역사상 최대 거품”…1만 달러 돌파에는 미국 추수감사절 영향 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9년 만에 1만 달러(약 1077만 원) 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도 투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거품 논란은 여전하지만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9일(현지시간) 1만 달러를 넘어 한때 1만1432달러까지 뛰었다가 20% 이상 폭락하고 나서 다시 낙폭을 줄이는 등 하룻새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노보그래츠는 지난달 10일 비트코인 가격이 4874달러에 거래될 때 향후 6~10개월 안에 1만 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달 중순 비트코인 가격이 20% 이상 폭락했을 때 1500만~20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낙관론자인 노보그래츠도 최근 투자 광풍에는 두려움을 표시했다. 그는 전날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뉴욕 콘퍼런스에서 “가상통화 시장이 우리 인생에서 볼 수 있는 최대 거품이 될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상황은 거품이다. 시장 안에 아주 많은 사기극도 존재한다. 마치 폰지 사기극처럼 보일 정도”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비트코인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거품’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BER)이 올해 발표한 자산 거품 보고서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조만간 폭락할 가능성이 80%를 넘는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가격이 2년간 100% 이상 오를 때 이후 최소 40% 이상 폭락할 확률은 50%였고, 150% 이상이면 80%에 이른다. 비트코인은 지난 2년간 2500% 가까이 폭등해 폭락이 기정사실화했다는 것이 마켓워치의 관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이런 우려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글로벌크립토프레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100달러와 1000달러 등 이정표를 찍을 때마다 매도세가 유입됐지만 그 때마다 거품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정에 그쳤다며 이런 배경에는 소액 투자자들의 존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백 만 명의 소액투자자들이 월급을 저축하거나 휴가철 쇼핑과 여행으로 쓰는 대신 비트코인에 돈을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 1만 달러 돌파에는 추수감사절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비트코인이 화제가 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고무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듯 미국 코인베이스에서는 지난주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약 10만 개의 계좌가 추가됐다. 코인베이스 계좌 수는 1년 전의 약 490만 개에서 현재 1310만 개로 급증했다.
이에 다음 달 크리스마스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이 잠시 8000달러 선으로 후퇴하더라도 이후 크리스마스 연휴와 저가 매수 움직임이 겹치면서 가격이 다시 1만 달러 이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