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스포츠의 시대가 온다

입력 2017-11-06 15:19수정 2017-1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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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시장 규모, 2020년에 15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커질 듯…다양한 사업모델 보유

▲미국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의 시저스카지노에서 3월 31일(현지시간) E스포츠 토너먼트 경기가 열린 가운데 게이머들이 대결에 열중하고 있다. 애틀랜틱시티/AP뉴시스

최근 열렸던 일본 도쿄게임쇼에서 DX레이서라는 업체는 게이머 전용 의자인 ‘RV131’을 선보였다. 대부분 사람에게는 이 의자가 화려한 색상의 안락의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1000만 달러(약 112억 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게이머들에게 이 의자는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라켓이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축구화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글로벌 게임산업이 날로 발전하면서 게이머들의 경기에 열광하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E스포츠가 전통적인 스포츠와 같은 반열에 올라설 날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5일(현지시간)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게임산업 연매출은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E스포츠 매출 규모는 6억93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0년까지 그 규모는 15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즐기는 이용자는 월 1억 명에 이른다. 리서치 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E스포츠 팬 중 53%가 ‘게임은 스포츠’라고 답했다. 게임 전문 리서치 업체 뉴주(Newzoo)는 2020년에 전 세계 E스포츠 관중이 5억8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e스포츠연맹(IeSF)의 임철웅 사무총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 E스포츠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편입시킬 것이라는 대담한 제안을 하면서 “과거 세대가 뒷마당에서 공을 차면서 성장했다면 그다음 세대는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며 “우리는 디지털 문화가 대부분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스포츠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게이머 전용 의자와 마우스, 컴퓨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E스포츠와 관련된 시장 규모도 막대하다. FT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E스포츠 스트리밍 영상 조회 수가 111억 회에 달했으며 북미도 27억 회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주도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트렌드로, 한국이 개척자 역할을 했으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가 3개의 주요한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콘텐츠 권리를 방송국에 판매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고 매출이 있다.

E스포츠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통적인 스포츠 산업과 비슷한 위치에 올라서기 위한 투자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4년 10억 달러에 게임 실시간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를 사들였다. 영국 스카이 등 기존 방송국들은 젊은 시청자들을 끌고자 E스포츠 중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메이저 카지노 업체 두 곳이 현재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도쿄애니메ㆍ성우전문학교(Tokyo College of Anime)에는 게임 전문 해설자 육성 과정이 있다.

현재 약 20개 미국 대학이 공식적인 E스포츠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6년 프로 게이머들에게 일반적인 운동선수들이 받는 비자를 발급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국 맨체스터 시티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네덜란드 AFC 아약스 등 20 개 이상의 유럽 축구구단이 인기 축구게임 Fifa 18 국제 토너먼트를 위한 게임팀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스포츠 구단이 자신의 종목과 상관 없는 게임에서도 전문적인 팀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맨체스터 시티가 LOL 전문 팀을 창단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인텔, 로지텍 등은 세계적인 게임대회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 E스포츠가 발전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부문의 광고 효과에 더욱 주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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