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산업안전보건법 71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거나 붕괴될 우려가 있는 장소 등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주가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돼있다.
헌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산업재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매우 높아진다"며 과잉형벌이 아니라고 봤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6년 한해동안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수 중 사고 사망자수는 996명으로 전년 대비 14명이 늘었고, 업종 별로는 '건설업' 종사자가 499명으로 가장 많았다.
헌재는 "근로 제공을 통해 생계유지를 위한 임금을 받아야만 하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사업장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이유로 근로 제공을 거부하기 보다는 위험한 근로조건을 무릅쓰고 근로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벌규정 조항은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법인에 대해 청사처벌하지 않는 단서를 두고 있으므로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관광호텔 신축공사 현장소장이었던 노모 씨는 2015년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150만 원을 확정받았다. 노 씨가 속한 A건설사도 함께였다. A건설사는 법인과 담당자를 같이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과도한 제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