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뜬다는 얘기 돌면 이미 늦어…長期 관점서 시장 접근해야”
1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이 한국 중소기업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한국에서 파견된 관광, 농·식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20여 개 중소기업단은 라오스를 포함해 미얀마,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5개국과의 비즈니스 협력을 모색하고자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으로 날아왔다.
한국 외교부와 라오스 외교부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5차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기업단들은 현지 기업들과 1:1 비즈니스 미팅을 해 구체적인 사업 교류 논의를 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메콩 국가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실질적인 사업 논의, 진출 방안을 이야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한 달 전까지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로 활동했었는데 이 자리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돼 벅차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해지는 속에서 아세안 지역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작년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충격이 있었으나 아세안은 하나의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5%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는 아세안은 경제 공동체로서 큰 잠재력이 있다”며 “아세안을 향한 기대가 나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윤 조정관은 이날 참석한 중소기업인 사절단을 향해 “정부 차원의 지원 협력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 달라”고 덧붙였다.
포럼 이후 3시간여가량 한국 중소기업과 현지 기업 간 1:1 비즈니스 미팅이 이루어졌다. 활발하게 이야기를 하는 테이블과 침묵을 지키는 테이블이 공존했다. 미팅 이후 한국 사절단의 표정도 천차만별이었다. 조금이라도 성과가 있는 기업 대표들은 밝은 미소를 보였으나 미팅 전보다 어깨가 더 무거워 보이는 대표들도 있었다.
강원도 유망 중소기업인 농업회사법인 대일의 홍금석 대표이사는 “라오스 내 최대 식품기업인 다오(Dao) 측 관계자와 미팅을 했는데 우리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아세안 지역의 판권을 그쪽에서 사가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대일은 청정 치악산 산골김치로 아세안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는 “우리와 미팅을 한 다오 관계자가 회장과 직업 논의하겠다고 말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반면 스트릿츄러스의 민경주 팀장은 “7월에 코트라를 통해서 라오스를 방문했는데 당시에 만났던 현지 사업자들 분들을 이번에 다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이들을 다시 보지 못했었다면 그다지 성과로 꼽을 만한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라오스는 아무래도 프랜차이즈가 진출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농화학 전문 기업 선문그린사이언스의 김동진 감사는 “메콩 지역 기업 5곳과 매칭이 된 기업인도 있었다”며 “이런 경영인은 출국을 미루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태국이나 베트남 쪽에 먼저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콩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농약 사업은 국내에서 레드오션”이라며 “아세안 지역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상공회의소의 조맹식 연구원은 “라오스 경제 지표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한국 기업들을 향해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적어도 분기별로 와서 관심을 둬야 한다”며 “앞으로 라오스가 뜬다는 이야기가 돌고 난 뒤 진출하는 것은 이미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엔티안(라오스)/이지민 기자 aaaa3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