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20일 권고안 발표
신고리 5·6호기 운명을 결정지을 시민참여단의 공론화 활동이 15일 모두 마무리됐다.
충남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에 모인 시민참여단 471명은 2박3일간 안전성ㆍ경제성 집중토의 등 10시간이 넘는 토론을 벌였다. 종합토론회를 마무리한 뒤 최종 4차 공론조사에 응답하고 해산했다.
공론화위원회는 4차 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오는 20일 오전 8시에 마지막 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오전 10시에는 정부에 전달할‘최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권고안 내용을 검토한 뒤 24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건설 중단·재개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그간 공론화 과정에 대해 어떠한 간섭과 개입 없이 공정한 중립 원칙을 지켜왔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론화위는 오차 범위 이내일 경우라도 1~4차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최대한 정부에 판단 근거를 제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경우 최종 결론은 정부가 내리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에 상관없이 탈원전 정책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절반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토론 과정에서 의견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신고리 5ㆍ6호기의 운명은 사실상 시민참여단의 뜻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는 건설 재개와 중단 의견비율 차이가 오차범위(±3~4%포인트)보다 크면 다수 의견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차범위 이내일 경우 1~4차 조사 결과를 종합한 정량적 분석이 담긴 권고안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권고안 내용을 정부가 임의로 해석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공론화위가 15일 공개한 공론조사 4차 설문지에는 기존 조사와 달리 ‘모든 것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건설 중단·재개) 의견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이란 전제를 단 양자택일 질문이 추가됐다. 시민참여단에게 재개와 중단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물어, 공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올 경우 우려되는 국론 분열 가능성을 가급적 차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7~9월 실시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재개 여부를 묻는 4차례 여론조사에서 결과는 5% 포인트 이상 차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실시한 지난 9월 조사에선 계속건설이 40%, 건설중단이 41%였다.
하지만 의견비율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이든 범위 밖이든 건설 재개와 중단 중 어느 쪽으로 결론 나도 반대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미 건설 재개와 중단 양측 일각에선 정부 결정에 따라 법적 소송을 검토할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이날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폐회식에서 “이제 남은 일은 우리 사회가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을 존중해 화합과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참여단의 선택을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차례”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