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파산 시 보호받지 못 하는 5000만 원 초과 예금이 5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주는 데다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어 돈이 몰리는 것이지만, 예금보호가 안 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에 1인당 5000만 원 넘게 예금한 고객(개인·법인)은 5만4172명으로 이들이 저축은행에 맡긴 돈은 총 7조3191억 원이다. 이중 저축은행 파산 시 보호받지 못하는 5000만 원 초과분 예금은 총 4조6105억 원이다. 2년 전인 2015년 6월(2조465억 원)보다 갑절 이상 급증한 수치다. 예컨대 저축은행에 6000만 원을 맡긴 고객은 5000만 원 초과분인 1000만 원은 파산 시 돌려받지 못한다.
예금보호한도 초과분은 2015년 말(2조4082억 원), 지난해 6월(3조447억 원), 지난해 말(4조4903억 원), 올해 3월(4조2447억 원)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5000만 원 넘게 돈을 맡기는 고객도 증가했다. 2015년 6월 2만7574명에서 지난 6월 5만417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원금과 약정 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 원까지만 보호해주는 만큼 이를 초과한 금액은 저축은행 파산 시 돌려받지 못한다.
저축은행에 예금보호한도 초과 금액이 늘고 있는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이들의 실적이 양호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예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보에 따르면 5000만 원 초과분 예금은 저축은행 사태 여파가 이어지던 2013년까지 감소하다, 2014년 9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5000만 원 초과 예금이 증가하는 것은 저축은행 신뢰 회복의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소비자 관점에선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000만 원이상 돈을 맡긴 사람들이 보호가 안 되는 것을 모르고 맡기는 건지는 봐야겠지만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 원이라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