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2곳 월세 시세 타 지역의 2배…시 “자문위 거쳐 책정, 문제없다”지만 사업 취지 퇴색
서울시가 청년을 위한 주거복지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지역에도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승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시가 사업 승인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총 5개소, 결정 고시를 한 지역은 6개소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가 주거 빈곤에 처한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부지를 확보해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시가 토지용도·용적률·건폐율 등을 조정해 사업계획을 결정 고시하고, 이후 관련 건축허가가 완료되면 사업계획이 승인되는 절차로 진행된다. 지난달 서울시는 14일 성동구 용답동의 1건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 강남구 논현동 2건, 관악구 신림동 1건, 도봉구 쌍문동 1건, 광진구 구의동 1건 등 총 6개소를 결정 고시했다.
이 중 강남구 논현동에서 결정 고시된 2건의 사업지는 역세권 청년주택 본래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지역이라는 비판이 인다. 이 두 사업지는 논현동 202-7과 논현동 278-4로 각각 신논현역과 선정릉역에 완전히 접해 있는 곳이다.
논현동의 두 곳은 함께 결정 고시된 다른 3곳과 달리 강남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임대료가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신림동, 쌍문동, 구의동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지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지역 역세권 월세 시세는 평균적으로 40만~50만 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반면 논현동 두 사업지의 역세권 월세 시세는 80만~100만 원에 달한다. 신림·쌍문·구의동 사업지의 공시지가는 3.3㎡당 1342만~1700만 원인 반면, 논현동 사업지는 4824만~6824만 원일 만큼 입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임대료의 차이는 필연적으로 발생될 것이 예견된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는 자문위원회를 거쳐 책정하며, 또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주변 시세에 따라 청년주택의 임대료도 결정되는 만큼 논현동 사업지는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거주하기 적절한 수준의 임대료가 책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논현동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계획을 제출한 두 회사는 ‘삼조전력’과 ‘에버리치’며 자세한 임대료의 책정은 이달 중 결정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