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시가총액 25조 원이 불어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성공하며 코스피시장 시총 2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일본 언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로 결정됐다. 한·미·일 연합에는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 외에도 SK하이닉스와 미국의 애플과 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올 들어 시가총액이 25조4100억 원 불어나며,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2위에 안착했다. 올해 초 33조3400억 원(1월 2일 종가 4만5800원)였던 시총은 이날 종가(8만700원) 기준 58조7500억 원으로 76.2%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선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도 가파르게 상향됐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 6월 말 기준 3조638억 원에서 이날 기준 3조7900억 원으로 3개월 간 컨센서스가 23.8% 상향됐다. 같은 기간 2017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조3166억 원에서 13조2065억 원으로 16.7%가 올랐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16년 연간 영업이익(3조2767억 원)보다 303%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증권사의 목표주가 눈높이도 10만 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미래에셋대우는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33.3%, 이베스트투자증권은 8만8000원에서 10만 원으로 13.64% 상향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확정 시 주가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도시바 메모리는 낸드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4위에 불과한 SK하이닉스의 인수가 확정되면 낸드 시장 내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주가 상승의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가 혼전을 거듭한 만큼, 최종 본계약 체결시까지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식 매매계약(SPA) 계약까지 시간이 남았고, 도시바도 공식적으로 결과를 발표하지 만큼, 아직 인수 확정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