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아직 완공 전이지만 입이 쩍
유럽여행지 중에서도 고가 상품군에 속해 쉽사리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스페인은 tvN 예능 ‘꽃보다’ 시리즈에 소개된 이후 최근에는 유럽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겐 단연코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2014년 전년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스페인 여행객은 2015년과 지난해 역시 40% 이상 성장해 유럽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여행이 3~4개 국가를 한번에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스페인은 한 나라만으로도 일주일 이상의 여행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게 스페인 여행의 최대 매력이다.
모두투어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의 추천여행지로 스페인을 제안하며 개별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은 물론 다채로운 현지투어까지 가능한 스페인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한다.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우와 더불어 정열의 상징인 플라멩코를 알아가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15세기부터 안달루시아 지방에 정착한 집시들이 만들고 즐기며 그들의 열정과 애수가 결합된 민족 예술인 플라멩코의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세비야에서 찾을 수 있다.
저명한 플라멩코 댄서이면서 영화배우 크리스티나 호요스가 만든 전세계에 단 하나뿐인 플라멩코 박물관에서는 플라멩코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중 하나인 바일레(춤) 전시를 접할 수 있다.
매일 저녁 파티오에서 펼쳐지는 플라멩코 공연을 생생하게 즐긴다면 플라멩코의 매력에 마음껏 취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을 관람하고 세비야 대성당을 지나 20여분을 걸으면 스페인 광장이 나온다. 광활하게 트인 광장에 반원 모양으로 웅장하게 자리잡은 건축물 뿐 아니라 광장을 따라 운하가 형성돼 있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세비야에서 3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800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에 도착한다. 이 지역은 서유럽에서 이슬람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알함브라 궁전을 만날 수 있다.
기하학적인 기호와 글씨, 아라베스크 문양의 화려하고 치밀한 장식과 궁전 내부 이슬람 예술의 향연은 유럽 속 이슬람을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붉은 성이라는 뜻에 걸맞게 모래 사막 위에 이슬람 정신을 공고히 하고자 한 무어인들의 숭고한 열정이 궁전 곳곳에서 느껴진다. 아라베스크 양식의 정수라고 불리는 나사리 궁을 시작으로 언덕을 오르며 관광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스페인 동쪽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가톨릭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 카탈루냐 언어로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몬세라트산은 이름에 걸맞게 바위로만 이루어진 투박한 산이지만 거친 바위 산을 올라가면 세계 4대 가톨릭 성지인 몬세라트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몬세라트의 상징으로 불리는 ‘검은 성모상(La Moreneta)’로 더욱 유명하다.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몬세라트 수도원의 소년 합창단 ‘에스콜로니아’ 성가대의 화음도 들어볼 수 있다.
스페인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명소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ㆍ성가족) 성당이다. ‘신은 서두르지 않는다’라는 가우디의 말처럼 그가 43년 동안 공들여 설계했음에도 130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는 2026년 완공될 예정으로, 공사비용은 기부금과 입장료만으로 충당하고 있다. 웅장하고 기하학적인 외벽을 지나 섬세한 조각으로 가득 찬 성당 내부로 들어오면 경건함에 압도당한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석양이 비칠 때 그 아름다움이 정점을 찍는다고 하니 카탈루냐 지방 언어인 카탈란 또는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미사에 참여하며 차분한 마음으로 인생을 되돌아보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매표소에서 성당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탑승권을 함께 구매하면 성당 외벽에 장식된 수많은 조각상과 더불어 바르셀로나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