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정책 반기 든 이통사 속내는… 1조 준조세 부담 덜기 위한 ‘전략’

입력 2017-09-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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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가입자 80만명 수익성 하락 불가피…주파수 할당 대가 인하 등 혜택을”

정부가 추진중인 저소득층 추가 통신비 감면을 두고 이동통신 3사가 80만 명의 공짜 가입자가 생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인상을 둘러싸고도 소송전까지 준비하면서 정부 눈밖에 난 이통사가 또다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반기를 든 속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입법예고한 취약계층 통신비 1만1000원 감면 확대방안에 대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저소득층 대상 통신비 월 1만1000원 감면 정책을 연내 실시한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 정책이 시행되면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월 최대 3만3500원, 주거·교육급여 수급자인 차상위 계층은 월 2만1500원까지 통신비를 인하해준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저소득층 이동전화 요금감면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시(보편적역무손실보전금 산정방법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이통 3사는 이미 지난 6일 과기정통부에 해당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반대하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 정책이 적용될 경우 0원요금제(공짜 이용자) 가입자가 80만 명을 넘어 수익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통사가 준조세 성격의 주파수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통사가 매년 주파수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로 정부에 납입하는 금액은 1조 원을 넘는다. 고정비로 들어가는 비용인 만큼 이통사에게는 큰 부담이다.

과기정통부 전신인 미래부의‘2017년 사업설명’에 따르면 정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의해 올해 통신 3사로부터 총 8442억 원을 주파수 할당 대가로 징수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3797억 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 4645억 원은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쓰여 사실상 준조세 성격이 짙다. 여기에 정부가 이통사에 걷어들이는 준조세에는 전파사용료도 포함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입자당 분기별 2000원씩 연간 2400억 원 규모의 전파사용료를 이통3사로부터 징수한다. 주파수 할당대가나 전파사용료 모두 가입자들이 내는 통신요금에 포함된다.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 등으로 정부가 약 1조 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했을때 1회선당 연평균 1만6600원 이상을 준조세로 정부에 납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기간 사업자로서 이통사가 취약계층 1만1000원 추가 할인을 해줘야 한다”면서도 “0원 요금제가 발생할경우에는 정부도 주파수할당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면제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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