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세계 최악 교통지옥 인도...자동차 구매 트렌드도 바뀌었다

입력 2017-09-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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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소비자, 가격에 매우 민감하지만 최근 자동변속 차량 선호도 커져…글로벌 자동차업체에는 호재

▲인도 델리의 교통정체. 블룸버그

세계 최악의 교통정체가 인도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트렌드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교통정체에 통근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이 수동변속 차량보다 더 비싼 자동변속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인도 타타자동차는 “평균 운전시간이 하루 2시간으로 늘어났다”며 “운전자들은 이런 심각한 교통정체 속에서 더 쉽게 운전할 길을 찾고 있다. 이는 자동변속 차량 수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소비자들은 그동안 가격을 이유로 자동변속 차량 구입을 꺼려왔다. 자동변속차는 현지에서 수동변속 차량보다 약 12만 루피(약 212만 원) 더 비싸다. 이에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자동변속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그러나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자동차 보유자도 늘어나고 있어 교통정체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자동변속 차량 보급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컨설팅 업체 AT커니의 라훌 미스라 수석 연구원은 “자동변속차는 더욱 지배적인 부문이 될 것”이라며 “대도시의 느린 교통은 수동변속 차량 운전자들의 피로를 더욱 커지게 한다”고 말했다.

인도 최대 자동차업체 마루티스즈키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판매에서 자동변속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타타자동차는 자동차 전체 포트폴리오의 50%에 자동변속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인도시장용 모델에 자동변속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교통정체 이외에 자동변속차가 인기를 끄는 또다른 요인은 여성 운전자의 증가다. 혼다 인도법인의 우에노 요이치로 대표는 “많은 여성 운전자가 자동변속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현지 판매분의 약 25~30%를 자동변속차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가 오는 2030년부터는 순수 전기차만 판매되도록 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면 자동변속차가 확실한 대세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전기차는 수동변속이 필요 없다.

▲인도 7월 車시장 점유율. 단위 %. 앞에서부터 타타/ 혼다/ 도요타키를로스카르 / M&M/ 현대/ 마루티. 블룸버그

자동차업체들은 차량을 인도 현지 버전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이 글로벌 브랜드를 이전보다 더 빨리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5년간 인도시장에는 새로운 차종이 쏟아지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현재 30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인 인도 자동차시장은 오는 2020년에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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