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회장 "LG의 기술과 인프라로 협력사에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원하자"
과거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 유럽, 미국 등 외산 장비가 대부분이었다. 2000년대 들어 LG디스플레이와 중소 협력회사가 긴밀히 공조하며 장비 국산화 시대가 열렸다. 1998년 LG디스플레이의 LCD 장비 국산화율은 6%에 불과했지만, 2006년 50% 수준으로 올라섰고, 올해 들어 80%를 넘어섰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8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협력회사들도 해외 동반진출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의 국내 30개 핵심 장비 협력회사의 경우, 매출액이 2007년 1조4000여억 원에서 2016년 4조 원 규모로 18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용 인원은 4500여명에서 8300여명으로 80% 이상 늘었다.
LG그룹 최고경영진 30여명이 7일 LG와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장비 국산화 성과를 창출한 1ㆍ2ㆍ3차 협력회사를 잇달아 방문했다. 협력사와 함께 추진해 온 동반성장 전략을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고, 이들 협력사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구본준 LG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LG의 제조 부문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사업본부장 등 30여명이 찾은 회사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2차 협력회사인 ‘시스템알앤디’, 수원에 위치한 3차 협력회사 ‘로보스타’, 그리고 파주에 위치한 1차 협력회사 ‘탑엔지니어링’이다.
이들 3개 업체는 LG의 기술ㆍ금융 지원 등을 통해 장비를 국산화한 후 수출판로를 확대하고 사업을 확장한 대표적인 협력회사들이다. LG와 협력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이후 고용이 2~8배 늘었고, 매출 역시 크게 성장했다.
시스템알앤디는 디스플레이 장비회사 등에 장비 제작 및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LG디스플레이의 2차 협력회사 중 하나다. 시스템알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LG와 처음 협력을 시작한 2005년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한 65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도 8배 이상 늘어나 고용 직원수가 174명에 이른다.
도현만 시스템알앤디 대표는 "LG의 도움으로 설계, 소프트웨어, 정보보안, 안전 등의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구본준 부회장은 "LG의 기술과 인프라로 협력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로보스타는 디스플레이, IT 분야 등의 생산공정에 적용되는 산업용 로봇 생산기업이다. 2004년 디스플레이용 정밀 공정장비 기술 이전, 2011년 양팔로봇 기술 국책과제 공동 참여 등 로봇 분야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LG는 생산라인 구축 시 로보스타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스마트팩토리와 연계된 지능형 로봇의 공동 개발 및 시장 발굴에 더욱 협력할 계획이다.
LG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협력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기 위한 상생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 지원 △기술 공동 개발 △특허 개방 △해외 판로 개척 △교육ㆍ인력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1차 협력회사 계약 시 2ㆍ3차 협력회사와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2ㆍ3차 협력회사까지 안전ㆍ환경ㆍ기술보안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등의 상생협력 세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