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정기국회 일정 전면 거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한국당은 5일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장외투쟁을 이틀째 계속한다. 하지만 한국당의 국회 일정거부 명분은 앞선 사례들보다 빈약하다. 또 야 3당 연대가 아닌, 한국당 단독 일정거부여서 장외투쟁을 오래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의원들은 정기국회 일정대신 장외투쟁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항의 방문한다. 또 오후에는 청와대로 향해 직접 면담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국민보고대회 형식의 장외 대규모 집회를 서울 시내에서 벌인다. 최대 1만 명 이상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각 당협위원회에 인원 동원령까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 보이콧과 관련해 “MBC 사장 한 분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문제로 국한해서 우리가 큰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라며 “이 정부가 언론장악의 음모가 보인다는 것이 저희들의 판단이고, 이번의 체포영장이 그 발톱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했다”며 당위성을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취소하고 장외투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렇듯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 장기전을 예고했지만 실제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한국당은 현재 정부가 공영방송 정상화 대책과 재발방지 등 해결책을 먼저 제시하지 않으면 국회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답은 정부와 여당이 제시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보이콧에 뛰어들지 않았다. 다른 당은 원내에서 의사일정을소화하면서 여당에 맞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한국당 보이콧의 직접적인 이유인 김 사장 체포영장 발부 건도 이날 오전 김 사장이 직접 출석키로 하면서 동력이 크게 저하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대다수다.
보이콧 시기도 나쁘다. 북한 6차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원내 제1야당으로서 국회를 계속 비울 수 없다는 부담감도 크다. 또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복지정책과 사회간접자본(SOC)예산 등 현안 점검을 아예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과 추가경정예산안 반대, 인사원칙 위배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임시국회에서 최장 8일, 최단 3일간 국회 일정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