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정책 흔들리나…CEO 줄사퇴에 자문단 해체 선택

입력 2017-08-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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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문위원회 큰 축을 담당했던 제조업 일자리위원회와 정책전략포럼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자문단을 구성했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사퇴하자 보다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해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제조업 일자리위원회와 전략정책포럼의 기업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하며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자문단을 구성하는 CEO들이 잇달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14일 다국적 제약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를 시작으로 언더아머, 인텔 수장들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15일 오전에는 마리오 롱기 전 US스틸 CEO와 스콧 폴 제조업연합회(AAM) 회장도 해당 자문단에서 빠지기로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총연맹(AFL-CIO)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은 리차드 트럼카와 테아 리가 제조업 일자리위원회 사퇴를 선언했고 이날 오전에는 식품회사 캠벨 수프의 데니스 모리슨 CEO, 대형 소비재 생산업체 3M의 잉거 툴린 CEO,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의 그렉 해이즈 CEO가 자문단 탈퇴 대열에 동참했다. 이로써 제조업 일자리위원회을 구성하는 28명의 인사 중 10명의 기업인이 탈퇴했다. 또 다른 자문단인 정책전략포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트럼프의 파리 기후변화협정과 반(反)이민 정책으로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래비스 칼라닉 CEO가 탈퇴를 선언했었다.

정책전략포럼의 좌장 역할을 했던 브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비판대열에 가담했다. 이에 두 자문위원회를 계속 존속해 건설적인 정책 토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CEO들의 탈퇴를 만류하기보다 해산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주요 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기업·친 성장 정책을 반겼으며 트럼프가 구성한 자문위원회 합류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샬러츠빌 사태에서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가 문제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 기업 수장들이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에 격분한 고객들과 회사의 평판 훼손을 우려해 트럼프 자문위원회에서 발을 뺀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와 기업 간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경제 정책의 동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안팎으로 마찰을 빚으면서 세금인하 정책이나 인프라 투자 정책, 규제완화 등 그가 공약한 경제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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