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앱클론, NEST∙ AffiMab으로 新항체 발굴.."조기 기술이전"

입력 2017-08-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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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바이오 1호 상장 추진..이종서 대표 "바이오 시너지 전략, 글로벌 기술이전 자신"

꽁꽁 얼어붙었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바이오 기업에게 7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앱클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상장하는 첫 번째 바이오 기업이라는 사실에 어깨가 무겁다. 바이오 산업에 또 다른 호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앱클론도 열심히 뛸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앱클론은 2010년 설립된 항체 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이 대표는 2003년 스웨덴 왕립과학원 연구진이 인간 단백질 분석을 목표로 시작한 ‘Human Protein Atlas Project’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항체와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7년 여의 기간 동안 사용된 6만개의 항체가 모두 ‘Made in korea’, 이 대표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쌓은 항체 라이브러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워진 앱클론은 기존의 블록버스터 항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도중 저항성이 발생한 환자를 겨냥한 치료제로 개발함으로써 ‘바이오 시너지(Bio Synergy)’ 라는 새로운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바이오 시너지란 기존의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새로운 효과 또는 월등한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를 말한다.

이 대표는 "기존 방식대로는 이미 만들어진 것의 유사품만 만들어지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면 더 나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며 플랫폼 원천기술을 이용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항체 신약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항체생산 방식 한계점 돌파해 新 항체 발굴

항체는 발굴하는 방법에 따라 동물항체와 인간항체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동물항체는 말 그대로 쥐나 토끼와 같은 동물에게 만들고자 하는 항체의 항원을 주사해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때 만들어지는 것은 항원의 결정기(epitope) 가운데 면역원성이 가장 강한 부분에 반응하는 항체다. 인간 항체는 수많은 항체가 모여 있는 항체 라이브러리에 항원을 넣어 만들 수 있다. 항원에 달라붙은 수 많은 항체 가운데 결합이 약한 항체들은 워싱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고 강한 결합을 이룬 항체만이 선별된다.

이 대표는 "동물에서 강한 면역원성을 나타내는 항체, 또는 항원과 강한 결합을 보이는 항체가 실제로 치료에서 의미를 갖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면 항원과의 결합이 약하다고 해서 치료 효과가 적은 항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항체 발굴과정에서 그동안 버려진 것들 중,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정 부분에 결합해 전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항체를 발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개발한 플랫폼 기술이 'NEST' 다.

NEST는 4가지 기술을 거쳐서 완성된다. 첫번째로 적용하는 것은 EDBD(Epitope discovery using bacterial display)로 타깃의 어느 부분에서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타깃 질환 단백질의 유전자를 음파를 이용해 절편화하고, 박테리아의 표면에 무작위로 배치시킨다. 여기에 다중클론 항체(polyclonal antibody)를 이용해 항체와 반응한 질환 단백질 부위를 분리, 분석해서 항체 작용부위를 규명한다.

이 대표는 "실제 단백질은 3차원 구조로, 항원 결정기가 안쪽에 숨겨진 경우에는 항체가 만들어지기 힘들다. EDBD 기술은 꼬여 있는 단백질을 일렬로 죽 늘어뜨려 항체가 생성될 수 있는 부위를 모두 노출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항체가 생성되는 모든 결정기 부위를 알아내고 나면 OPTAN(Optimized antigen)기술을 통해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부분의 구조를 최적화하는 디자인 과정을 거친다. 이후 앱클론이 구축한 다양한 면역원성과 광범위한 친화도의 항체 라이브러리(MAT; Monoclonal technology)에서 안정적이며 최적화된 항체를 개발해내는 것이다. 개발된 항체는 Y-Plus를 통해 상호작용과 작용기전 등을 철저하게 평가하게 된다.

▲NEST의 기술 개요. (제공: 앱클론)

회사 측은 NEST의 차별성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질환단백질에서 새로운 결정기를 발굴하고 다양하고 독창적인 항체를 개발함으로써,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효과가 떨어진 환자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EST 기술로 개발한 항체 중 AC101은 지난해 말 중국 헨리우스 사에 기술 이전되는 성과를 얻었다. 전임상 실험 결과,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타깃으로 하는 HER2 단백질의 새로운 결정기에 결합해 위암 적응증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인 것을 바탕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이 대표는 "HER2는 유방암 뿐만 아니라 위암에서도 많이 발현하는 질환 단백질이다. 허셉틴은 유방암에서는 효과가 좋지만, 같은 HER2가 발현하는 위암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우리는 동양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암을 적응증으로 HER2의 새로운 작용기에 대한 항체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HER2가 발현한 위암환자에게 헨리우스 사에서 개발 중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AC101을 병용 투여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앱클론은 AC101 이외에도 EGFR을 타깃으로 하는 AC103, HER3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AC106 등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최소단위의 항체’ Affibody 이용해서 이중항체 효능 탑재

앱클론이 보유한 독보적인 플랫폼 기술 중 또 다른 하나는 항체와 affibody를 결합해 이중특이성의 항체를 개발하는 기술인 'AffiMab'이다.

인공단백질의 일종으로 protein A의 Z도메인에서 유래한 affibody는 3개의 알파-나선(alpha-helix)로 구성됐다. 처음 protein A를 제작, 상업화한 마티아스 울렌 박사는 affibody의 나선구조 표면에 존재하는 13개의 아미노산을 무작위로 조작해서 수십억 개의 변이체를 함유하는 affibody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 라이브러리에서 원하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특정 affibody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항체가 150kDa 크기인 것에 비해 affibody는 특정항원에 작용하는 항체의 다양성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보성결정부위(CDR)만 포함하고 있어 6~7kDa의 아주 작은 크기를 가진다. 이 대표는 "Affibody는 항체의 특이적 결합 성격을 대표하는 물질이며 단독 임상결과, 독성이 없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너무 크기가 작은 탓에 배출이 빠르고 반감기가 짧아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AffiMab 기술 개요.(제공: 앱클론)

이 대표는 이러한 affibody를 항체에 결합함으로써 이중 특이성을 띠는 하나의 항체로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항체 디자인 과정에서 함께 합성해서 affibody가 가지는 특이적 결합은 이중으로 얻고, 몸체인 항체에서 반감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Fc부분을 통해 affibody의 짧은 반감기를 증가시키는 원리를 고안한 것이다. 그는 “AffiMab 적용 항체는 이중항체와 같은 성능을 가지지만, 예상치 못한 면역원성 발생 가능성이 낮고 일반 항체와 생산 공정이 동일해 생산성이 높다”고 말했다.

앱클론이 AffiMab을 기반으로 개발한 ‘AM201’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주요 타깃인 TNF-α를 억제함과 동시에 IL-6를 차단하는 이중 특이성 항체 파이프라인이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한 휴미라 역시, TNF-α를 차단하는 항체 치료제다. 하지만 이런 TNF 억제제를 적용한 환자 중 40% 가량은 1년 내에 내성이 발생, 약효가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며, 따라서 내성이 발생한 경우 다른 치료제로 교체해야만 한다. 그런데 TNF 억제제에 저항성을 보인 환자 중 50%는 IL-6 수용체 억제 기전의 약물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앱클론은 TNF-α와 IL-6를 동시에 억제하는 AM201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휴미라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TNF와 IL-6를 동시에 억제하는 AM201은 그 동안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항체 신약으로, 기존의 약물과 시너지 효과를 보임으로써 약효와 반응률을 높이고 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AM201에 주목하고 있으며, 내년 초 파트너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앱클론 측은 AM201 외에도 새로운 면역 체크포인트를 겨냥해 affimab 기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affibody를 결합한 이중 특이성 항체가 면역체크포인트를 억제함과 동시에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현재 사용되는 면역항암제 이상의 항암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조기 기술이전 통해 안정과 성장 겸비한 사업모델 구축

앱클론은 여타 항체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텍과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대부분의 회사는 본인들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한 후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앱클론은 전임상단계에서 글로벌 기술이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신약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의 자체 개발은 규모나 인종적 차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최근 항체 기술이전 트렌드를 살펴보면 전임상 단계의 물질이 많고 계약규모도 임상단계의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크다. 기술을 사가는 쪽에서는 좋은 물질을 빨리 선점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앱클론은 파이프라인 확장이 용이한 플랫폼 기술을 통해 많은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파트너링을 진행하는 것이 사업확장과 이익 측면에서 위험요소를 분산하고 누적 수익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기술 이전 수익을 다시 R&D에 재투자 하는 선순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기술 이전을 통한 수익 뿐만 아니라 신약을 공동으로 개발함으로써 이익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도 진행하고 있다"며 그 예가 바로 유한양행과의 공동개발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앱클론과 유한양행은 총 3건의 공동신약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앱클론은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후보 항체 도출 및 최적화 과정을 진행하고, 나머지 개발 과정은 유한양행이 맡는 형태다.

그는 "용역 서비스 등을 통한 단기적 캐시카우 전략과 더불어 공동 개발 및 조기 기술이전이 활발히 이뤄져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게 되면 스스로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진출할 역량을 길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IT 발전에 초점을 맞춰 결국 IT 강국으로 일어섰듯이, 항체 산업이 또 다른 나라 발전의 도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바이오산업에 계속 훈풍이 불 수 있도록 앱클론도 지속적으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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