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최근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고 있지만 양국 외교라인은 비공식 대화채널인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해 수개월간 비밀 접촉해왔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이 지난 6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을 위해 서로 만나 협의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억류자 이외에도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비밀 접촉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진전에 따른 긴장 고조를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여전히 소식통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강경한 발언 교환을 그만두고 대화를 지지하면 북한 핵무기를 포함해 더욱 심각한 협상을 위한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런 외교적 접촉에 대해서 “이런 대화 채널을 지지하는지 그동안 진전이 있었는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사이에서 정기적으로 외교적 접촉이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를 ‘뉴욕채널’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채널을 통해 미국과 북한 정부가 서로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 등 극단적 단어를 동원해 북한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 내에서도 실용주의적 접근을 취하려는 기조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안보포럼에서 “북한이 대화 의향이 있다면 열심히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어떤 면에서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보다도 북한에 유연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AP는 평가했다. 오바마 재임 당시 마지막 7개월간 뉴욕채널은 가동되지 않았다. 미국의 제재에 분노한 김정은이 대화를 중단한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의사소통 재개를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취임 이후 신속하게 양측의 연락이 재개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