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북미 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프리미엄 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13일(현지시간) 공개된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첨단기술이 집약된 고급 세단으로, 현대차가 북미 고급승용차 시장을 공략할 첫 번째 모델이자 1986년 엑셀로 미국시장을 두드린 이래 2007년 미국 누적 판매 500만대를 달성한 후 미국에서 선보이는 첫 신차다.
제네시스는 국내에서 팔리는 3300cc와 3800cc 모델 외에도 북미 시장에서 4600cc 엔진이 추가된다. 이 엔진은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V8 엔진으로, 2단 가변 흡기기구를 달고 380마력의 최고출력을 뿜어낸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의 존 크라프칙(John Krafcik) 상품기획/개발담당 부사장은 “토요타가 80년대 후반 고급세단 렉서스 LS400을 내놓은 후 미국 럭셔리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역사를 이제 현대차가 재현시킬 수 있는 모든 준비가 갖춰졌다”면서 “제네시스는 성능,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현대차가 한 단계 도약할 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제네시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야심차게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카 시장 진출을 알렸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현대차가 프리미엄 카 시장을 노리면서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프리미엄 카 시장을 노렸다가 쓴 맛을 본 폭스바겐이 그 좋은 사례다.
폭스바겐은 아우디 A8과 섀시를 공유하는 페이톤을 2002년에 야심차게 미국에 선보였으나, 대중차의 성격이 강한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판매를 접고 말았다. 물론 페이톤은 독일과 한국 등지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나 미국 시장에서의 패퇴가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 게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차가 이를 뒤따라가지 않으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대라는 브랜드를 쓰되, 기존 대중차와 다른 별도의 판매망을 갖추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폭스바겐코리아가 페이톤과 투아렉 전용 전시장을 운영 중이고, 현대차도 에쿠스 전용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20여년 만에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현대차가 제네시스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