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실무협의 TF 참여 요청에 배제…‘관업 유착 구조의 단면’ 지적…‘전시행정式’ 완화 비판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사용범위를 ‘5인승 이하 레저용 차량(RV)’까지 확대하는 LPG차 허용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LPG 연료사용 확대 범위를 논의하는 관계부처 테스크포스(TF)에 LPG 연료사용제한 폐지를 권고해 온 공정거래위원회를 배제하면서 업계의 이해관계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정부와 관련기관 등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LPG연료 사용 제한을 모두 풀 것을 권고하는 공정위의 개선 제안을 묵살해 왔다.
그동안 산업부는 관계부처 간 TF를 구성하는 등 LPG연료 사용 가능 차량 범위 확대를 놓고 실무 협의를 벌여왔다. 하지만 업계의 이해관계에 민감한 주무부처의 입김만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LPG 연료사용제한을 경쟁제한적 규제로 지목하고 있는 공정위는 수차례에 걸쳐 TF 실무 협의 참여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획재정부·산업부·환경부로 구성된 TF 논의에서는 배제됐다.
공정위 측은 “장애인 등 특정인들만 LPG차를 사용할 수 있게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경쟁제한적 규제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도 ‘5인승 이하 RV’ LPG 허용과 관련, 실효성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소비자원 선택권 확대와 사업자의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에 대한 타당성 논리도 따져볼 필요가 있지만 ‘관업 유착 구조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미세먼지 감소 대책의 하나로 추진된 LPG 연료 규제 완화 방안이 ‘5인승 이하 RV 차량’으로 그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독일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독일은 LPG 세제 혜택을 2023년까지 연장하는 등 LPG 연료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때문에 디젤 차량의 감소세와 맞물려 LPG 차량의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기관 한 관계자는 “결국 2000㏄급 중형승용차급 이상으로 시장을 풀어야 한다. LPG사용제한을 완전히 풀 경우 수요 증가로 LPG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며 “장애인 등 현재 LPG차를 이용하는 계층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연료 값은 국제유가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