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시련] 소상공인 “골목상권 살릴 수 있는 규제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입력 2017-08-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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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복합쇼핑몰 진출로 경영 나빠져”

“지난 정부가 신사업으로 선정한 복합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앞으로 음식산업은 약 79%, 이미용 산업은 30% 이상 피해를 볼 것이다.”(서정래 서울전통상인 명예시장)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발표한 복합쇼핑몰 영업제한 방안에 대해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유통기업의 거대화 앞에 적절한 규제 없이는 골목상권이 붕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들은 패션·의류부터 식음료, 문화산업을 한데 모은 복합쇼핑몰의 건립에 대해 막대한 타격을 호소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도권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복합쇼핑몰 진출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에서는 특히 서울 은평, 수원 등 도심 지역에서 나빠졌다는 응답률(74.6%)이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수원의 경우 복합쇼핑몰 진출 3년 후 월 매출액은 진출 전 대비 29.1% 감소했고 하루 고객수도 38.2% 줄어들어 외곽지역이나 신도시에 비해 피해가 심각했다. 더욱이 수원역 일대에는 KCC가 복합몰 건립을 추진 중이어서 수원역세권 상인회 4곳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최근 자체적으로 ‘수원남부상인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나섰다.

비대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입점은 주변 10㎞ 이내 모든 상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 정부 규제안에 발맞춰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남의 경우에도 복합쇼핑몰 진출 후 1년차에 8.1%의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판교는 1년차 15.5%, 2년차 15.4%로 매출이 줄고 있다.

하남지역에서 식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복합쇼핑몰 푸드코드로 사람들이 몰려 매출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직원들도 복합쇼핑몰로 다 이직해 구인난까지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소상인들은 정부가 발 빠르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의 소상공인 보호 의지와 정책이 구호로만 그쳐선 안 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실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인 만큼 관계 부처와 소상공인 업계의 지속적인 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복합쇼핑몰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게 된 것은 본래 취지와 달리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중소유통점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중소유통포럼’에서 “대규모점포 등의 출점 이전에 그 경제적 영향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행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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