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려 참여 제한.. 2015년 참여한 기관에게만 기회제공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인수금융 차환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은 대주단에 속한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인수금융 배분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시중 대형은행을 비롯 한화손해보험, 동양생명,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이다.
인수금융은 기관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기업을 인수할 때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뜻한다. PEF 운용사는 자본재조정을 목적으로 인수금융의 만기 또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이를 차환한다. 이 때 주관사가 복수의 기관에 입찰제안서를 보내거나 기존 기관으로 한정하는데 이번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대주단의 이 같은 결정은 기존 기관의 수요만으로 한앤컴퍼니의 인수금융 증액 목표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이번 인수금융 차환에서 2000억~3000억 원 가량을 증액한다. 이에 따라 총 인수금융 규모는 1조7000억 원을 2조 원으로 늘어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기존 인수금융 규모를 늘리려 하고 있어 모두가 목표한 만큼의 배분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확대를 고려하면 한온시스템의 장기 성장성이 확실한 데다 차환 조건이 좋아 기관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앤컴퍼니는 인수금융을 차환하면서 금리는 선순위 4.55%, 중순위 7.6%로 결정했다. 2년 전과 같은 조건이다. 최근 인수금융 시장금리는 은행, 연기금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은 한온시스템의 이번 인수금융 차환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 기관은 2년 전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때 펀드에 2000억 원을 출자했으며, 중순위에 1500억 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이 중 1500억 원의 회수를 추진한다. 이 기관은 딜라이브 인수금융 회수가 늦어진 이후 중순위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다른 기관들의 수요가 많아 국민연금의 자금 회수는 물론 한앤컴퍼니의 인수금융 증액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490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756억 원, 영업이익 127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5.8%, 21.3%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