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중국"…車·화장품 '사드 보복'에 우울한 성적표

입력 2017-07-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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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이 매섭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와 화장품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문제는 사드 보복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이들의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가 26일과 27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자동차가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24조308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1조3445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8.2% 준 9136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밑돈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전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4%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4%, 34.3% 하락했다.

이날 실적 발표에 나선 기아자동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40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했다. 매출액은 13조5784억 원으로 6.0%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실적 하락의 원인을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의 상반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8.2% 감소한 219만7689대였으나 중국을 제외할 경우 오히려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기아차도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11만2000여 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8000여 대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전체 판매는 오히려 0.5%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304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7.9%나 줄어들었으며 매출은 1조4130억 원, 순이익은 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59.5%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화장품의 면세점 판매 비중이 25%가량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해 국내 주요 관광 상권 매장에서 설화수, 헤라, 아이오페 등 주력 브랜드의 매출 타격이 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그룹 내 다른 화장품 자회사들도 사드 보복 영향을 받으면서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이 65%나 줄었으며 ‘에뛰드’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화하고 있는 국내 내수 소비침체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며 “하반기에는 국내 내수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브랜드 및 채널 정비, 글로벌 시장 다각화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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