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는 ‘세그윗’이 있다. 세그윗은 ‘분리된 증인(Segregated Witnesses)’의 줄임말로 거래가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종의 증인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이다. 기존 처리용량을 1MB를 2MB로 늘리고 기록 중에 복잡하고 까다로운 부분인 ‘디지털 서명’을 분리 보관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 보면 된다. 즉 거래 기록에서 서명(witness)을 분리(segregated)해 그 용량만큼 거래 내역을 더 포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세그윗의 처리 방안을 놓고 이해당사자 간의 충돌이 거세다는 데 있다.
세그윗은 블록(거래 참여자)의 채굴자 95%가 찬성하면 실행된다. 이것이 비트코인 개선안(BIP)141이다. 하지만 개선 방식을 놓고 채굴자와 개발자 등 이해당사자 간 대립이 고조되면서 내달 8월 1일자로 비트코인 유저와 거래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분리를 일으켜 강제적으로 채굴자가 세그윗에 참여토록 하자는 급진적인 주장(BIP 148)이 나왔다. 개발자와 유통업자들이 채굴자 중심으로 세그윗이 진행되면 가상화폐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이같은 방안이 도출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CNBC는 일부 대형 채굴업체들을 중심으로 제3의 방안인 BIP 91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시사해 비트코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새로운 국면은 맞게 됐다고 보도했다. BIP 91은 앞서 제시된 BIP 141의 핵심 요건인 95%라는 지지율을 80%로 낮춰 세그윗을 진행하는 방안이다. 제3의 방안이 양측 진영의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찬성이 급증했다. 현재 BIP 91에 대한 지지율은 66%다. 일부 채굴자들은 해당 방안의 지지율 80%가 21일까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1일 세그윗을 진행한다면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이 둘로 쪼개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 비트코인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세그윗이 시행되는 8월 1일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스위스 거래소도 7월 29일 거래를 정지키로 했다.
한편, 분열 회피 가능성에 18일 한때 40% 가량 뛰었던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가상통화 가격은 다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