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확보 가능한 35% 지분 취득 목표
매각관련 우선협상 대상자 신청 마감을 앞두고 있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조합장 이원혁)이 매각과 관련,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6일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에이치앤큐(H&Q) 엔피에스 트러스트 제일호주식회사'에서 진행중인 쌍용건설 기명식 보통주식에 대한 공개매수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이치앤큐(H&Q) 엔피에스 트러스트 제일호주식회사’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재무적투자자인 ‘H&Q 국민연금 제 1호 사모펀드’가 쌍용건설 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월 7일까지 29일간 쌍용건설 주식의 최소 10%인 297만6991주에서 최대 20%인 595만3982주를 1주당 2만3000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쌍용건설 주식의 주당 가격은 1월 4일 종가기준 2만2400원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공개매수에 응할 구체적인 주식수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공개매수가 성공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건설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이 전체의 약 18.2%인 541만9561주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의 공개매수 상황을 감안한 목표 비율(10% 또는 20%)에 따라 참여주식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전격적으로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재무적 투자자의 공개매수에 힘을 실어주자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임직원들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 지분 24.72%를 분할, 순차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법률 검토가 나온 상황인 만큼 가능한 시장에서 최대한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본입찰을 통한 제 3자 제시가격이 높을 경우 우선매수 청구권 전량(24.72%)이 아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최소한의 지분만 행사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현재 캠코가 쌍용건설 지분 50.07%를 매각하는 상황에서 만약 재무적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우리사주조합은 ‘현재 보유 지분(18.2%) + 임원 보유지분(1.7%) + 우선매수 지분’이 35%만 넘으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쌍용양회가 보유한 6.13%도 우호지분이다.
이 경우 제 3자가 우선매수청구 지분을 제외한 잔여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최대주주가 될 수 없어 우리사주조합과 김석준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게 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것이 직원들의 우선매수 청구권 행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회사를 지켜내겠다는 전 임직원의 결연한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워크아웃이 진행중이던 2003년 퇴직금을 털어 당시 2천원 하던 주식을 5천원에 인수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회사 정상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그 대가로 현재의 지분(약 20%)과 우선매수청구권(24.72%)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한 종업원지주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국민연금 등을 재무적 투자자(FI : Financial Investor)로 확보함으로써 재원을 마련했다.
현재 쌍용건설 예비입찰에는 동국제강, 오리온그룹, 아주그룹, 남양건설, 군인공제회, SNK인베스트먼트 등 6개사가 참여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한 M&A 전문가는 “우리사주조합의 의지가 꺾이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도 분할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재무적 투자자의 공개매수가 성공한다면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사주조합이 승리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많아져 국내 최초의 종업원지주회사의 길도 더욱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