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실효성 논란 재점화] 한국형 헤지펀드 급성장, 공매도 위력 커져

입력 2017-07-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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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헤지펀드 설정액 10조 돌파… 롱쇼트 투자전략 공매도 증가 원인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우리 증시의 공매도 위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속속 내놓으면서 헤지펀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1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초 설정액 5조 원 고지를 넘어선 지 약 1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한 규모다. 헤지펀드 숫자는 총 481개로 집계됐다.

헤지펀드 시장은 정부가 2015년 10월 헤지펀드 운용사 진입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최소 자기자본 기준도 6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낮추면서 다수의 투자자문사가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현재 흥국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트리니티자산운용, DS자산운용 등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올 상반기 개별 헤지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줄줄이 꿰찼다.

헤지펀드의 기본 투자전략은 롱쇼트이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을 매수하고(롱),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을 공매도(쇼트)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시장 확대는 우리 증시 공매도 규모 증가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공매도 거래 금액은 2011년 일평균 1247억 원에서 2017년 3492억 원으로 6년 사이 3배가량 불어났다. 최근 코스피 랠리가 이어지면서 쇼트전략보다는 롱전략에 집중하는 헤지펀드가 늘고 있긴 하지만 공매도 규모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10조 시대가 개막하면서 증권사들의 인하우스 헤지펀드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증권사는 교보증권이다. 4월 말 6개월짜리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1호 헤지펀드를 설정한 이후 44개 펀드를 시장에 내놓은 교보증권은 2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채권 운용 특기를 살려 헤지펀드 운용 전력을 보강한 교보증권은 그간의 경험과 고객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케이프 프리즘 레드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가 순항 중이다. 이 펀드는 시니어 트레이더 5명이 공모주, 차익거래, 가치주 투자 등 각자의 특색을 살린 투자 기법을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대형 증권사 중 현재 유일하게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3000억 원인 펀드 규모를 내년까지 1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증권사들도 많다. IBK투자증권은 FICC(채권·외환·원자재) 구조화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 조사를 거쳐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인하우스 헤지펀드 출범 계획을 보류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다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젔다. 현대차투자증권도 인하우스 헤지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헤지펀드 시장이 당분간 몸집을 불려 나갈 것으로 관측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앞서 출시한 인하우스 헤지펀드의 수익성이 확인되면서 후발주자들이 붙은 형태”라며 “다양한 운용방식을 내세운 헤지펀드의 매력에 이끌린 자산가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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