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나온 사실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희생했던 광주시민을 잊지 않기 위한 책무에 의해서 기록된 것이다.”
소설가 황석영은 7일 광주 5ㆍ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넘어)’ 전면증보판 출판기념회에서 “나는 5ㆍ18 정신이 한국의 민주주의, 먼 훗날 한반도 통일까지 바라보는 정신이 되길 평생을 걸고 맹세했다”라며 5월 항쟁을 이끈 광주시민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그는 “5월 항쟁의 초심을 잃지 않고 이른바 ‘정치 1번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원칙적인 정치 선택을 한 광주시민을 존경한다”라고 덧붙였다.
황석영은 5ㆍ18민주화운동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기록한 최초의 책 ‘넘어넘어’의 초판 대표 저자로 참여했다. 1985년 처음 출간된 ‘넘어넘어’는 광주ㆍ전남 지역 민주화운동 활동가들도 집필에 참여했지만, 수사기관이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황석영이 초판 대표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법적 성격을 재조명한 전면증보판은 5월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에는 5ㆍ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광주시민의 시각과 증언을 온전히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담겨 있다. 최근까지 공개된 5ㆍ18 당시 계엄군의 군사작전 내용과 5ㆍ18 관련 재판 결과를 반영해 역사적ㆍ법률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도 애썼다. 또한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내외신 기자들의 증언과 기사 등을 통해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당시 상황을 기술하고자 했다.
황석영은 문재인 정부 들어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한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일 괴로운 것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지고 말썽이 난 것이었다. 일부 세력이 ‘황석영이가 김일성이한테 돈 받아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주장해 힘들었다”라며 “이 노래는 1982년께 만들어졌고, 나는 1989년도에 방북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무척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작가의 자전(自傳)적 소설 ‘수인’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렸다.
이는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5ㆍ18민주화운동, 방북과 옥살이 등 파란만장한 생애를 담은 책으로, 2004년 일간지에 연재한 자전소설 ‘들판에 서서 마을을 보’를 개작해 수인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