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고객 많은 특성 감안한 영업력 강화·중년층 직원 동기 부여
일본 대형 증권사인 다이와증권그룹이 이달부터 영업직의 정년제를 철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지난 2013년부터 영업직에 한해 70세까지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번에 아예 나이 제한을 없앴다. 다이와증권이 정년제를 철폐한 건 임금피크제와는 다른 개념이다. 주 5일 풀타임 근무에 급여 체계도 일반 직장과 같다. 상여금도 영업 성적 등에 따라 기존 직원과 같은 기준으로 지급된다. 연 1회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원칙적으로 계속 일할 수 있다.
현재 다이와증권의 최고령 영업직 사원은 고베지점에 근무하는 68세 남성이다. 그가 2년 후에도 회사에 남는다면 그는 70세 이상의 첫 사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이와증권은 급여 체계와 인력 배치 등을 바꾸는 복잡함과 인건비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도 과감하게 정년제를 철폐했다는 평가다. 이는 대기업으로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다이와증권의 이같은 정년제 철폐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영업력 강화다. 증권사에 자산관리를 맡기거나 상속 문제를 상담하는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같은 나이 대의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영업과 컨설팅을 담당하면 이런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다이와는 판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노인이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어 이에 맞는 사업구조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또다른 하나는 중년층을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강화하려는 의도다. 일본 기업들은 정년을 맞이한 이후 재고용 대상이 되더라도 급여가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중년 직원의 의욕 감퇴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제도 개정으로 영업 사원들이 평생 일하면서 성과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다이와증권은 2015년에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일정 수준의 스킬 향상을 달성한 직원에 대해선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변경하는 등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춰왔다.
모치즈키 아쓰 다이와 인사 담당 상무이사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 수십년 후 일본에는 정년 개념이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직원들이 계속 일을 하면서 업무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