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따라 정유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전망이다. 정제마진 축소와 재고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정유사의 영업이익 중 7000억 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7일 관련업계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의 4~6월 영업이익은 최대 48%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8% 줄어든 526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과 GS의 영업이익은 각각 48% 감소한 1735억 원, 38% 감소한 3998억 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정유사들의 수익성 감소는 유가 약세에 기인한다.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 정유사에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하락하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지난 6월 유가가 단기간 급락해 제품과 원유가격 차이로 얻는 정제마진이 줄어들며 정유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1개월 후행 기준 아시아 정제마진은 기존 추정인 배럴당 6.2달러 대비 21% 낮은 4.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원유를 비싸게 사왔지만 제품 판매 시점에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고평가손실 또한 늘어난 것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는 주 원재료인 유가 하락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 때문”이라며 “2분기 스팟(spot) 정제마진의 경우 유가 노이즈와 상관 없이 견조한 석유제품 수급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0% 상승한 배럴당 6.4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유가 하락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3360억 원, 1640억 원, 2270억 원씩 더 높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약 70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날아간 셈이다.
다만 정유사들은 2분기 이후 실적을 가파르게 회복할 전망이다. 유가로 인한 일회성 이익 또는 손실이 없다고 가정하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74% 상승하고,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GS칼텍스는 2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