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보험업법 개정으로 특정 직종의 조합 형태인 공제회에 감독권을 행사하려는 것을 두고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정감사, 소관부처 및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사학연금·교직원·행정·군인·경찰·소방·과학기술인공제회 등 8개 기관으로 이뤄진 공제연금협의회는 금융당국의 감독권 행사가 자율경영을 침해할 것이란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공제회의 입장’ 문서를 통해 “일반금융기관 대비 회원들에게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공제회의 특성”이라며 “자산운용과 포트폴리오 구성에 고도의 융통성을 가져야 하나 감독기관의 획일적인 규제로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에 적용하는 규제로 공제회를 감독하면 수익률 하락과 회원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제회의 목표 수익률은 연 6% 가량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업법 개정으로 공제회에 폭넓은 감독권을 행사하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험업법 193조에 ‘공제에 대한 협의’가 있는 이유는 일부 기관이 보험상품을 회원에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 법안에서는 상품에 대해서 금융당국이 공제기관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재무건전성 전반과 공동검사까지 넓히려는 것은 월권 해석의 소지가 있다.
공제회의 설립·근거 규율은 공제회법에서 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소관 부처와 공제회를 공동검사하려면 공제회법 개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교직원공제회는 교육부, 군인공제회는 국방부, 행정공제회는 행정자치부가 각각의 소관 부처다.
연기금업계 관계자는 “이전 정권의 고위 공직자 지시로 법안 개정이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아 바뀐 상황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개정안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주재한 마지막 국무회의(올해 5월 2일)에서 통과됐다. 현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접수돼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의 공제회 감독권 강화는 2015년 6월에도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공제회를 직접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소관 부처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공동검사도 소관 부처가 금융위에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감독권으로 보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