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은 왜 전략경영 임원을 채권단에 보냈나

입력 2017-07-07 11:12수정 2017-07-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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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자구계획안을 마련해 채권단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구계획안에는 금호타이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의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박 회장이 채권단의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전략경영실 모 임원은 담당 부장과 함께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금호타이어 채권단 4곳과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는 해당 임원과 금호타이어 채권단 실무자와의 만남으로, 매각이 실패할 경우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 후속 조치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임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략경영실 소속이다. 전략경영실은 금호고속, 금호산업 인수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총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전략경영실을 이끌고 있는 박홍석 부사장과 이 임원을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임원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나눈 이야기를 두고 사실상 박 회장의 복심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상표권 수정안 제안 전에 그룹 임원을 채권단에 보내 자구계획안을 설명한 것은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임원이 설명한 자구계획안의 골자는 크게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으로 이루어져있다. 모두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약 2000억 규모로 그룹 계열사가 들어가는 방식이다. 금호타이어의 자본금을 확충함과 동시에 박삼구 회장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자산매각 대상은 중국 공장을 거론했는데, 현실적으로 중국에서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인수ㆍ합병(M&A) 관계자는 "넥센타이어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자구계획 구조를 이렇게 가져가면 수익성이 나오지 않아 국내 공장 축소를 고려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측의 설명에 일부 채권단은 강경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결정권자가 박 회장 측 자구계획안을 읽고 대노했다"며 "알박기를 허락해달라는 말인데, 특정 기업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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