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브로맨스’는 ‘빛 좋은 개살구’…시진핑·푸틴 잦은 만남에도 경제는 빈손

입력 2017-07-04 09:2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두 정상, 2012년 이후 20차례 이상 만나…러시아 경기침체·무역 불균형 개선되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시진핑 러시아 국가 주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4일부터 공식적인 일정에 들어가 여러 현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선례를 볼 때 양 정상 간 만남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날 CNN머니가 분석했다.

양 정상은 2012년 이후 20차례 이상 만남을 가졌다. 잦은 만남에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실속은 보이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병합하고 나서 서방의 제재를 받을 때 러시아에 중국은 동아줄 같은 존재였다. 그 해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러시아의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4000억 달러(약 459조8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러시아는 앞으로 30년간 중국에 천연가스를 제공하게 됐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기 침체와 중러 무역의 불균형 등은 개선되지 않아 두 국가의 경제 협력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줬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수 년 동안 경제 구조를 개혁하려 했지만, 여전히 석유와 천연가스가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로 벌어들인 수출은 러시아 정부 재정수입의 3분의 1에 달한다. 2015년부터 러시아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현재 회복 중이긴 하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으로 3년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다. 이는 지난 2010~2012년 GDP 성장률이 연평균 3.5%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러시아의 무역은 유럽연합(EU)을 제외하면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의 7.5%에서 작년에 9.6%까지 올랐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CNN머니는 꼬집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는 정치 부패 때문에 투명성이 떨어지는 사회”라며 “중국 자본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대일로 사업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구소련 국가들은 고속도로 건설 등 투자와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구스타프 그레셀 전문가는 “중국 기업은 러시아가 자국보다 심한 정치 부패가 벌어지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러시아의 경쟁 우위가 낮다”며 “유럽 시장과의 연결성을 고려해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그럼에도 시 주석과의 만남은 2018년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에게는 자국 국민에게 자신이 세계 정상의 정치인이라는 상징적인 제스처를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여러 경제 협약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DD) 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