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슬라 ‘기가팩토리’ 야망 꺾나

입력 2017-06-2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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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오는 2021년까지 연간 120GWh 이상 배터리 생산용량 확보 전망…“기가팩토리가 글로벌 배터리 무기경쟁 촉발”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 전망. 단위 기가와트아워(GWh). 파란색: 중국(%는 점유율)/ 빨간색: 미국/ 검은색: 전 세계 나머지 국가. 출처 블룸버그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네바다 주의 사막에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머스크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시장을 장악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배터리 분야에서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어 머스크의 기가팩토리 야망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지금까지 기업들이 발표한 배터리 생산계획을 집계한 결과 오는 2021년에는 중국의 배터리 생산용량이 연간 120기가와트아워(GWh)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테슬라의 모델S 150만 대나 도요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137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반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2018년 완공되면 생산량이 연간 35GWh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 생산용량도 지난 2014년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을 밝혔을 당시 전 세계 생산량과 동일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러나 중국의 움직임은 테슬라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올해 55%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오는 2021년에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65%로 더욱 확대되고 미국은 1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용량은 2021년에 273GWh로, 현재 약 103GWh에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은 이런 거대한 기회를 놓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의 콜린 맥커래처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리튬이온배터리 부문이 2020년대와 그 이후에도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무어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매니징 디렉터는 “3년 전 기가팩토리 발표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무기경쟁을 촉발했다”며 “중국은 대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오랫동안 스마트폰과 노트북, 기타 소형 전자제품에 주로 쓰여왔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보급과 전력업체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효율화를 위한 초대형 스토리지 시스템 채택으로 향후 5년간 그 수요가 더욱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잡기 위한 전쟁에서 테슬라도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말 4개의 새 기가팩토리 건설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며 그 중 하나는 상하이에 세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울러 중국 개별 기업이 테슬라와 일대 일로 맞붙기에는 규모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연초 배터리 기업의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와 정면 상대할 수 있는 ‘내셔널 챔피언’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이미 중국은 오는 2020년에 500만 대의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다니게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어 수요는 충분하다. 로건 골디-스콧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자국에서 충분한 규모의 기반을 마련하고 나서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계획은 자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위한 국내시장 창출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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