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분사·합작·매각 정해진 것 없다"는데 매각설 왜?

입력 2017-06-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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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를 분사하거나 유통기업과의 합작, 신규투자 유치 등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11번가와 신세계, 롯데 등 이해관계자들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서는 11번가를 합작이나 매각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처럼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서 몸값을 부풀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유통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플래닛에서 11번가를 분사시키거나 신규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력 대상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과 5대 5 비율로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이 8조 원대로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4조 원)의 뒤를 이어 국내 2위다. 신세계의 SSG닷컴 거래액은 2조 원 안팎이고 롯데그룹의 온라인 거래액은 총 8조 원가량이다. 이에 롯데와 협력하면 단숨에 국내 1위가 되고, 신세계와 손을 잡으면 10조 원 규모의 회사가 된다.

SK그룹은 애초 11번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져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해 중국민생투자와 투자 협상을 진행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타진했지만 돌연 협상이 중단돼 이 역시 무산됐다.

11번가의 합작·매각 등과 관련해 11번가와 신세계그룹, 롯데그룹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1번가 측은 “작년부터 성장을 위한 외부투자와 전략적투자 등을 고민하고 있고 국내 유통업체들과의 시너지 방안도 이런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다만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와 롯데 측도 “내부적으로 논의되거나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11번가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매력적인 매물임을 부각시키는 한편 몸값을 높이기 위해 합작·매각설 등이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한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지난해 적자가 수천억 원 규모인데다 지난 10여 년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어 살 곳이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로 매각 딜이 진행 중이라면 이렇게 흘러나올 리가 없고, 언론플레이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신세계 쪽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은 들려온다”며 “논의 초기 단계임에도 매각 흥행을 위해 이러한 내용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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