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배려 속에 꽃피는 ‘진짜웃음’

입력 2017-06-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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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상담역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등 웃음 관련 속담이 많은 것은 웃음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간의 뇌가 ‘진짜웃음’과 ‘가짜웃음’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가짜웃음’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감정노동자에게는 예외이다.

작년 4월 “서비스직인데 왜 이렇게 불친절하냐, 일할 때 웃어라”라며 은행창구에서 소란을 피운 고객이 있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그 고객에게 구류 5일에 유치명령 5일을 선고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조건 서비스만 요구한 고객의 태도’가 선고 이유였다.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알리 러셀 혹실드가 처음 사용한 말로, 고객의 기분에 맞추기 위해 혹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고무하거나 억제함으로써 ‘공적으로 드러나는 표정이나 몸짓을 관리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올 초 금융경제연구소가 공개한 ‘은행산업 근로자의 감정노동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의 욕설이나 폭언 등을 경험한 응답자가 50.57%에 달했다. 업무와 무관한 사안으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비율도 20.57%나 됐다.

6월 말이면 감정노동 직원에 대한 치료 및 상담을 해줘야 하고, 업무담당자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은행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된다. 감정노동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응대할 경우, 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제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몇 년 전 은행에서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고객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던 창구직원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돌이켜보면 고객을 향한 진심 어린 서비스와 ‘진짜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고객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던 것 같다.

“웃음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웃음은 고객과 응대직원 모두에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꼭 필요한 반응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속에서 ‘진짜웃음 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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