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발적으로 지원·추가 소득 얻을 수도
세계 최대 오프라인 소매업체 월마트가 직원 퇴근길에 물품도 배송해주는 기발한 실험에 착수했다.
월마트와 산하 전자상거래업체 제트닷컴은 1일(현지시간) 전 직원이 퇴근할 때 온라인 주문 상품을 고객의 집으로 직접 배송하는 ‘퇴근배송제’를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뉴저지 주의 두 개 매장과 아칸소 주의 매장 한 곳에서 퇴근배송제를 시험적으로 실시해왔으나 이날에야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월마트는 초기 결과가 좋게 나오자 이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고 이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퇴근 배송제에 지원할 수 있으며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월마트는 아직 배송 수단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은 상태이나 조만간 이를 확정지어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직원들은 앱을 통해 스스로 얼마나 많은 물품을 배달할지, 크기와 무게 제한, 퇴근배송제에 나서는 날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앱은 직원들에게 목적지와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경로도 제공한다. 월마트의 라비 자리왈라 대변인은 “경로 알고리즘을 사용해 직원들이 퇴근길에 배달할 때 걸리는 시간과 거리를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이런 방법을 취할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미국 전역에 골고루 퍼진 매장이다. 마크 로어 월마트 이커머스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미국 전역에 4700개의 매장과 100만 명이 넘는 직원이 있다. 미국 인구의 90%가 우리 매장에서 10마일(약 16km) 이내에 살고 있다”며 “월마트 직원들의 출퇴근길을 상상해보라. 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테스트 매장이 있는 뉴저지와 아칸소에서 고객과 직원의 반응은 훌륭했다”며 “많은 물품이 주문 다음 날 고객한테 배송됐으며 직원들은 일상적인 퇴근길에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선택권을 얻게 됐다. 예상치 못한 이점은 배송 앱에 내장된 GPS 덕분에 직원들이 심지어 더 빨리 퇴근할 길도 찾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실험이 ‘택배의 우버화’를 추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실 월마트는 과거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업체를 통한 배송실험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피닉스에서는 우버를 통한 택배실험이 진행 중이지만 리프트 등 다른 업체와의 테스트는 마무리됐다. 직원들이 퇴근길에 배송하면 우버 운전자들이 일일히 택배가 보관된 창고를 찾아가야 하는 등의 불편함도 없다.
이는 아마존의 위협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월마트의 다양한 시도 중 하나다. 월마트는 최근 온라인 독점 상품 1만 개에 대해 고객이 매장 픽업을 선택하면 가격을 할인하는 제도를 시행했으며 이달 말 해당 품목을 100만 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월마트는 지난 1월 말 연회비를 내지 않고도 35달러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면 무료 이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