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트북 기내 반입 금지 조치’ 전세계로 확대할 수도

입력 2017-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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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토안보부가 항공기 내에 노트북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발 또는 미국행 국제선 전체에 기내 노트북 반입 금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켈리 장관은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인들이 탄 항공기를 쉽게 표적으로 삼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항공기 테러는 치밀한 계산 하에 일어나는 것”이라며 “일단은 결정을 유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중동 지역과 북아프리카 10개 공항에서 자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대상으로 기내 노트북을 포함한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했다. 노트북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크기인 전자기기를 기내에 두는 것은 테러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중동 예멘에 본거지를 둔 알카에다 테러 집단이 전자기기에 숨기는 폭탄을 개발하고 있다는 첩보도 근거로 작용했다. 10개 공항에서 미국행 항공편을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노트북을 포함해 태블릿PC, 게임기, 카메라 등을 수화물 처리해야 한다.

켈리 장관의 발언은 지난 22일 영국에서 22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가 일어난 이후 나온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실내경기장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하고 나서 영국 내 테러 위협은 증가했다. 이미 영국은 지난 3월 중동 지역을 포함한 레바논, 터키, 요르단, 이집트,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 국가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노선을 대상으로 미국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맨체스터 테러 전에도 유럽발 항공편에 해당 조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18일 미국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안건 삼아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 고위 외교관은 “왜 EU 지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태국이나 이집트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보다 규제를 더 받아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미 국토안보부는 EU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었다며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결정을 유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형 전자제품을 수화물로 부치면 배터리 폭발 위험이 더 크다고 경고한다. 왕립항공학회에서 10년 이상 기내 폭발을 연구한 존 콕스 대위는 “전자기기를 한 데 같이 묶어서 이동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전자기기를 모아두면 화재 위험성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작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 기내 반입뿐 아니라 위탁 수화물로 부치는 것도 같은 이유로 금지됐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화재 위험성이 높아 항공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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