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열흘…여권은 ‘승승장구’, 야권은 ‘점입가경’

입력 2017-05-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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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이 치러진 지 열흘이 지난 19일 여야의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감이 70~80%에 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전열 재정비를 마치는 등 여권은 순항하고 있지만 야권은 대선 패배 후 당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 추미애 대표의 당직 인선과 원내대표 선거로 새 지도부 체제를 갖췄다. 추 대표가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을 기용하려는 과정에서 다소 잡음도 나왔지만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등으로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여기에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친문재인계, 비문재인계가 어우러진 지도부가 꾸려졌다.

민주당은 ‘당·청 일체’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선 ‘100년 정당·100일 플랜’ 프로젝트를 가동해 당을 집권당 체제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의 진로와 차기 당권을 놓고 볼썽사나운 집안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몇몇 중진의원이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한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을 같이 선출해 권력이 분산되는 ‘집단지도체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펴면서 내홍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적전분열 양상이 뻔히 보이는 집단지도체제를 왜 다시 도입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옛날 봉숭아학당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정 전 원내대표는 17일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선 “보수의 적은 육모방망이로 뒤통수를 뽀개 버려야 한다”는 등 극한 발언을 쏟아내며 당의 혁신을 주문했다. 하지만 같은 날 홍준표 전 대선후보는 지도부 체제를 바꾸려는 친박을 SNS상에서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맹비난했고, 친박 홍문종 의원은 간담회에서 홍 전 후보를 향해 “제정신인가, 낮술 드셨나”라고 비판하는 등 막말을 주고받았다.

현재의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친박계와 이를 거부하는 정우택 대행의 갈등까지 더해지는 등 한국당은 대선 패배 후폭풍의 한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한국당의 행태는 지리멸렬, 점입가경”이라며 “난타전, 진흙탕 싸움은 앞으로 갈수록 더해져 국민이 실망하고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아직 지도부 구성을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를 세운 국민의당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한 뒤 8월께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기로 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인 바른정당은 6월에 전대를 연다. 다만 두 당 모두 인물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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