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속 1110원 하향돌파 시도할 듯..재정환율인 원·엔도 1년5개월만 최저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아래로 떨어지며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간 박스권 하단으로 인식됐던 저지선이 뚫리면서 하락폭도 비교적 컸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년5개월만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연장을 합의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경질한 것도 소위 트럼프발 달러강세인 트럼프 트레이딩을 꺾는 요인이 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를 반영해 원·달러 하락했다고 전했다. 박스권이 무너졌음에도 수출업체 결제수요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 지지선인 1110원에 대한 하향돌파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그간 하락폭이 큰데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숨고르기 내지는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밤사이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9.0/111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3.6원) 보다 4.1원 내렸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5.4원 내린 984.73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2월30일 974.08원 이후 최저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68포인트(0.20%) 상승한 2295.33을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079억5500만원어치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를 추종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 박스권이 무너졌음에도 결제수요가 없어 일중 저점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며 “연저점 수준인 1110원 하회 시도가 중요할 것 같다. 만약 뚫린다면 1090원까지는 떨어질 수 있겠다. 하단이 지지된다면 1110원에서 1130원 레인지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달러가 지속적으로 무거운 모습이다. 직전 저점인 1120원이 무너지고 1110원선을 다음 타깃으로 내달리는 모습”이라며 “그간 롱 쪽으로 쏠렸었는데 거꾸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경상흑자가 누적된 것이 트럼프 효과에 따른 달러강세를 무색케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만 현시점에서는 하락 속도가 더디거나 일부 반등을 생각할 때다. 넷마블 효과로 컸던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멈춘데다 원·달러 레벨도 낮기 때문”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FBI 국장 경질로 소위 트럼프 트레이딩에 초를 쳤다. 펀더멘털과 글로벌 상황상 달러강세가 무색하게 됐다. 벌써부터 10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어서다”고 진단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8엔 내린 113.34엔을, 유로·달러는 0.0030달러 오른 1.1007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