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오전 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이날 새벽 5시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과의 융화 노선을 취하는 문 대통령이 미사일 도발로 취임 직후 시련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북 강경 노선을 고수했으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대통령 취임 선서 후 대국민 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조건이 갖춰지면 평양에 방문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북한은 취임 직후 미사일 도발에 나서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개발을 독재 체제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즉 핵·미사일 개발이 눈앞의 이익을 흥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 생존을 위해 계획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북한으로서는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계속된 도발로 문 대통령이 융화 노선을 고수하지 못하게 된다면 북한에도 불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북한이 문 대통령 출범한 며칠 후 올해 7번째 미사일 발사했다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문 대통령의 조기 검증 무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평양포럼 CSIS의 랄프 코사 대표는 미사일 발사 시기에 주목했다. 그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미사일 발사는 한국의 새 정부에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사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 새 정부에 향후 북한과의 협상은 문 대통령 방식이 아니라 북한의 방식대로 진행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 발사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전날 “여건이 되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 이후 나왔다. 최 국장은 북한 측 6자회담 차석 대표로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미국 측은 북한이 핵을 포기를 대화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